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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우의 대답에 모두의 얼굴이 약간 변했다. 하지만 남궁우의 결의에 찬 모습에 모두들 동조했다.

“하지만 미미가 걱정이군.”남궁우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남궁미미에게 향했다.”전…, 할 수 있어요.”

남궁미미가 그렇게 대답했으나 모두 고개를 흔들고 우운비를 바라보았다. 우운비는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자, 약간 당황한 얼굴을 하다 이내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부탁한다.”남궁우의 말에 우

운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걱정 말고 달리기나 해.”모두 동의를 표하자, 남궁우는 가장 먼저 경

공을 발휘하며 세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뒤를 일행이 따르고 초일이 가장 후미를 따랐다. 하지

만 한 시진 정도 달리자 남궁미미가 처지기 시작했고 결국 우운비가 남궁미미를 업고 뛰게 되었다.

‘젠장! 남궁우 녀석, 뭘 부탁한다는 거야. 고개는 왜 끄덕여 가지고, 아이고…! 미치겠다. 다리도 아픈

데……!’우운비가 투덜거릴 때 남궁미미는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우운비의 등에 업혀

있었다.”가가, 나 많이 무거워?”어느새 호칭도 ‘야’에서 ‘가가’로 변해 있었다. 남궁미미는 걱정이 되는

마음에 그렇게 물었으나 우운비의 대답은 남궁미미를 실망시켰다.”그래, 엄청 무거워! 뭘…, 그렇게

먹어 이렇게 살이 쪘냐? 살 좀 빼라, 빼!”우운비의 투덜거림에 남궁미미는 고개를 푹 숙였다. 마침 그

옆을 달리던 이정한이 그 모습에 밝게 웃었다.노미림은 남궁 세가의 정문을 바라보고 있었다.’여기

남궁 세가…, 어머니의 친가…….’수많은 감정을 담은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하지만 마음을 모

질게 먹은 그녀는 옆에 서 있는 공택에게 말했다.”저희는 정문으로 당당하게 들어갈 것입니다. 그러

니 모든 인원을 정문에 집중하세요.”그녀의 말에 공택이 허리를 꺾으며 몸으로 대답했다.”시작하죠.”

공택이 허리를 들자 노미림이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자 공택이 하나의 붉은 깃발을 들어올렸다

. 그 붉은 깃발에는 거대한 황금빛 글씨로 혈(血)자가 수놓아져 있었다. 공택의 깃발에 뒤를 이어 수많

은 깃발이 공택의 뒤를 따라 올라갔다. 모두 붉은 글씨의 혈자가 들어가 있는 깃발이었다.그 모습이

새벽의 양광을 받아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새벽의 공기를 붉게 물들이는 깃발이 바람에 흔들렸다. 그

리고 잠시의 시간이 흐른 뒤에 공택의 눈에서 싸늘한 한광과 함께 붉은 깃발이 천천히 남궁 세가를

가르치며 내려갔다. 뒤를 이어 수많은 함성과 함께 지축을 울리는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천지를

진동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