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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예상 밖이었네.확실히, 다시 생각해보면, 로드가 나에게 그러한 지시를 내린 적은 없

었다. 마지막 순간에 내려온 지시도 홀로 돌아올 것이었고, 어쩌면 그 뒤에 뭔가 날 감추기

위한 명령을 내릴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하지만, 상관없다. 어느 쪽이든 내 결정은 변함

이 없다.로드는――이번에야말로, 죽어줘야겠다.『의식을 거행한다. 죽은 자의 왕의 탄생…

…흠……걱정되는 점은 남아 있다, 본래의 계획과는 다르지만, 어쩔 수 없지……나의 목숨

은, 이제 남은 찌꺼기와 같다. 큭큭큭……’로드는, 여기에 이르러도, 아직도 대담하게 웃는다

. 나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기회는 아마 한 번이다.어둠 속에 당당히 떠올라, 로드가 오만

불손하게 명령한다.『엔드, 네놈의 육체는――최고 걸작이다. 나의 영혼이야말로 최후의

열쇠……나의 비원이 성취된 그 때, 네놈은 모든 빛을 압도하는 왕이 된다. 엔드, 저항은

허용하지 않는다. 움직임을 멈춰라』로드의 명령에 의해, 나는 움직임을 멈춘다.호로스

호로스는 창백한 빛을 내뿜으며, 내 근처로 내려온다. 그가 나를 건드리는 순간, 나는 과

연 어떻게 되는 걸까.무서운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손도 떨리지 않

았다.그런 때는――영원히 오지 않는다.호로스가 내 근처 1미터까지 접근한다. 공격 사거

리에 들어온다.나대를 쥔 손에 힘을 담는다. 상대는 나를 경계하고 있지 않다. 쉬운 일이다.

그리고 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그동안의 경험을 모두 싣고, 온몸을 사용해 그 목을 나대로

베어 버렸다.”읏!?”저항은 없었다. 너무나 저항이 없었다. 기세가 넘쳐서 한 바퀴 회전하

고, 몸을 가누지 못한다.나대는 로드의 목을 확실히 관통했다. 그러나, 로드는 거기에 있다

. 내가 분명히 절단했을 목은 연결되어 있고, 로드가 마뜩잖아 보이는 표정으로 어루만지

고 있다.”흠……힘이, 너무 약해졌나. 명령을 듣지 않다니……내, 명령이 통하는 척을 하다

니, 방심할 수 없는 남자다”내 일격은 강력하다. 마수의 견고한 두개골을 쉽게 때려부수

고, 뼈째로 살을 잘라낸다.은화살의 대미지도 이미 나았다. 주저함도 없다.태연한 로드에

게, 숨도 쉬지 않고 연속으로 나대를 휘두른다. 로드는 저항조차 하지 않는다.대각선으로,

대각선 위로, 세로로 곧게, 모든 방향에서 치명적인 일격을 내보낸다. 하지만, 그 모든 것

에 저항이 없다.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에 공격을 하는 것 같다. 공격으로 로드의 몸은 한

순간만 흩어지지만, 곧 원상태로 돌아와 버린다.『소용없다. 소용없단다, 엔드여. 네놈은 머

리가 좋다. 배짱도 있고 신중하기도 하지만……지식이 부족하다. 지금의 나에게 공격은……통

하지 않는다』그 얼굴을 흩트리지만, 로드의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표정에도 아무런 통증

도 보이지 않는다.머리가 좋다. 배짱도 있다. 신중하기도 하다. 지식이 모자라다.정말이지

로드의 말은 정곡을 찌르고 있다. 강하게 파고들어, 앞뒤